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가운데 하나인 빅토리아 스트리트의 성 요셉 성당 측랑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실물 크기의 성 호세마리아 성상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높이 180cm인 이 인상적인 작품은 ‘평범한 생활 속의 성인’으로 불리는 성 호세마리아의 모습을 실물 크기로 담아냈다. 이 성상은 수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키며 많은 신자가 멈추어 기도했던 작은 성상을 대신한다. 성상을 제작한 조각가 디아나 가르시아 로이는 종교 청동 조각으로 유명한 베난시오 블랑코에게 사사했다. 베난시오는 마드리드 알무데나 대성당에 있는 성 호세마리아의 청동 성상도 제작했다.
“성당에 훌륭한 성상을 제작해 모시자는 구상은 2024년에 시작됐습니다.” 성 요셉 성당 주임이자 오푸스데이 사제인 조 로페즈 신부가 말했다. (싱가포르대교구장 윌리엄 고 추기경은 성 요셉 성당의 사목을 오푸스데이 사제들에게 맡겼다.) 조 신부의 팀은 디아나 가르시아 로이에게 연락해 성상을 제작해 줄 수 있는지 물었다. 조 신부는 개인적으로 마드리드에 있는 베난시오의 성상이 자신이 본 성 호세마리아 성상 가운데 아마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했기에, 디아나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당시는 성 호세마리아의 사제 서품 100주년을 맞은 때였기에, 디아나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성상 제작을 의뢰받은 상태였다. 그런데도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맡기로 했다. 바쁜 일정에도 의뢰를 수락한 이유를 묻자, 디아나는 종교 조각을 완성할 때마다 그 작품이 사람들의 기도를 도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조각은 다른 이들을 하느님께 더 가까이 이끄는 도구가 됩니다.” 또한 싱가포르는 그처럼 멀리 떨어진 대륙에서 받은 첫 의뢰라는 점에서 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 이제 필요한 것은 기금 마련이었다. 2024년 10월, 성당은 갈라 만찬을 열었다. 만찬의 목적은 이미 한동안 준비해 온 성당 부지 임대 계약 갱신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주싱가포르 교황대사 마렉 잘레브스키 대주교가 주빈으로 참석했다. 끈끈하게 결속된 성 요셉 성당 공동체는 훌륭한 음식과 음악을 마련하고 경매에 내놓을 그림도 준비하는 등 행사에 온 정성을 쏟았다.
바로 이 만찬에서 성상 제작 계획도 공개됐다. 성당 측은 부지 임대 계약 갱신 기금에 더해, 디아나가 성상 제작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필요한 기금도 모으고자 했다. 만찬 참석자들에게 디아나의 작품들이 소개됐고, 예상보다 많은 기금이 모이자 준비팀은 참석자들이 보여 준 너그러움에 놀랐다.

성상 제작에는 거의 2년이 걸렸고, 마침내 성당에 설치됐다. 새 성상은 단연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디아나가 성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온화한 시선과 미소, 곧 보는 이가 환영받고 있으며 자신의 이야기에 누군가 귀 기울여 준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성상을 바닥보다 약간 높게 배치해 성인의 시선이 아래를 향하고, 성상 앞에서 기도하는 이의 눈과 마주치도록 했다.
최근 성당을 찾은 멜리사는 이렇게 말했다. “낯익은 모습을 보자 가슴이 두근거렸고 무척 기뻤습니다. 사랑이 느껴집니다.”
6월 27일, 성 호세마리아 기념 미사 중 오푸스데이 동아시아·남아시아 지역장인 랄프 발데스 신부가 성상을 축복했다.
이전 성상 앞에 놓인 기도 카드는 성 호세마리아의 전구를 청하는 이들이 지금까지 5,000장 넘게 가져갔으며, 많은 이가 그의 전구를 통해 받은 은총을 증언했다. 이 새 성상을 통해 더 많은 이가 성 호세마리아를 알게 되고, 그의 전구로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