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의 프랑스 사도 방문 안내

파리 유네스코 본부 연설에서 루르드의 동굴, 유럽의 뿌리를 되새기는 메스 방문까지, 레오 14세 교황의 첫 프랑스 사도 방문을 안내합니다.

레오 14세 교황께서는 선출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를 방문하십니다. 프랑스에서 이처럼 큰 규모의 교황 방문이 이루어지는 것은 2008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방문 이후 처음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2014년 스트라스부르, 2023년 마르세유, 2024년 아작시오를 방문하셨지만, 이번과 같은 전국적 규모의 사도 방문은 하지 않으셨습니다.

1. 방문 표어: “세상이 생명을 얻도록”(요한 6,51 참조)

이번 방문의 표어는 희망과 평화, 모든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향한 호소를 전하기 위해 선정되었습니다. 가톨릭 신자들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향한 이 표어는 가장 취약한 이들과 연대하라는 초대이기도 합니다.

2. 프랑스: 그리스도교 유산과 새로운 활력

레오 14세 교황의 방문은 프랑스가 매우 독특한 상황을 맞이한 가운데 이루어집니다. 가톨릭 신앙은 프랑스의 역사와 경관, 문화에 깊은 자취를 남겼지만, 다른 많은 유럽 국가에서와 마찬가지로 지난 수십 년 동안 신앙생활을 실천하는 이들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프랑스 가톨릭교회에서는 특별히 주목할 만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례를 청하는 성인과 청소년의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6년에는 성인 1만 3천 명 이상과 청소년 8천 명 이상, 모두 2만 1천 명 이상이 세례를 받을 예정입니다. 성인 세례자 수는 10년 만에 세 배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깊이 세속화된 사회와,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영적 탐구 사이의 이러한 대비는 이번 방문의 배경 가운데 하나입니다.

3. 파리, 상징적 의미가 깊은 첫 방문지

여정은 9월 25일 금요일 파리에서 시작됩니다. 레오 14세 교황께서는 먼저 엘리제궁에서 프랑스 대통령의 영접을 받으신 뒤,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과 시민 사회 및 외교단 대표들을 만나십니다. 이어 유네스코 본부와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방문하시고, 저녁에는 청년들과 함께하는 철야 기도를 위해 생드니로 가십니다. 루테티아, 곧 오늘날 파리의 초대 주교에게서 이름이 유래한 생드니에서, 로마의 주교께서 청년들을 만나시는 것입니다.

이 만남은 스포츠 경기와 대형 공연, 대규모 집회 장소로 잘 알려진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립니다. 철야 기도가 끝날 무렵에는 생드니 대성전에서 옮겨 온 성유물인 “아르장퇴유의 성의(聖衣)”가 공개될 예정입니다.

다음 날에는 파리 교구가 이주민을 환대하고 이들의 사회 통합을 돕기 위해 마련한 “바키타의 집”(Maison Bakhita)을 방문하십니다. 이어 파리 가톨릭대학교에서 예비 신자들과 새 영세자들을 만나시고, 콩코르드 광장에서 대규모 미사를 거행하십니다.

이 일정은 이번 방문의 여러 측면을 보여 줍니다. 공적 기관들과의 대화, 국제 문제에 대한 관심, 그리고 프랑스 교회와 청년들, 새 신자들, 취약한 처지에 놓인 이들과의 만남이 그것입니다.

노트르담 대성당 방문은 특별한 울림을 줄 것입니다. 2019년 4월 15일 화재로 크게 훼손되었다가 5년간의 복원 작업을 거쳐 2024년 12월 다시 전례를 거행할 수 있게 된 이 대성당은 신앙의 자리이자 프랑스 역사의 기념비이며,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상징입니다. 교황께서는 이곳에서 주교, 사제, 부제, 신학생, 봉헌 생활자들과 함께 저녁 기도를 주례하십니다.

4. 교황께서는 왜 유네스코를 방문하실까요?

사목 방문 중에 유네스코를 찾으신다는 점이 다소 뜻밖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교황께서 국제 사회의 대화 상대이기도 하다는 점을 떠올리면 한결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파리에 본부를 두고 교육, 문화, 과학, 유산, 민족들 사이의 대화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 곧 유네스코가 사무총장을 통해 레오 14세 교황을 모시고자 한 것은 조금도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교황께서는 9월 25일 이곳에서 연설하십니다. 이는 교황 직무를 수행하시면서 중시해 오신 여러 주제, 곧 교육과 신앙의 전수, 평화, 문화 간 대화, 유산 보존을 다루시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5. 루르드: 성모 마리아와 병자들, 고통받는 이들

토요일 오후, 레오 14세 교황께서는 피레네 산맥의 작은 도시 루르드에 도착하십니다. 루르드는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성모 성지 가운데 하나가 된 곳입니다. 1858년, 열네 살 소녀 베르나데트 수비루는 이곳 마사비엘 동굴에서 여러 차례 성모 마리아를 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 뒤로 해마다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의 순례자가 루르드를 찾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도를 바치기 위해서뿐 아니라 병자와 장애인, 취약한 처지에 놓인 이들과 동행하기 위해 이곳을 찾습니다. 호세마리아 성인도 성모님의 한 자녀로서 루르드의 동굴을 여러 차례 순례하셨습니다.

레오 14세 교황께서는 도착하시는 대로 동굴을 찾으십니다. 주일에는 프랑스 주교들을 만나시고, 성지의 넓은 광장에서 미사를 거행하시며, 병자들과 이들을 돌보는 이들을 만나십니다. 저녁에는 루르드를 가장 잘 상징하는 행사 가운데 하나인 촛불 행렬에 참여하십니다. 이처럼 루르드는 이번 방문에 또 다른 차원을 더합니다. 인간의 연약함과 기도, 그리고 고통 한가운데서 품는 그리스도인의 희망이라는 차원입니다.

6. 메스: 유럽의 뿌리에서 찾는 평화와 일치

마지막 여정에서 레오 14세 교황께서는 룩셈부르크와 독일에서 가까운 프랑스 동부의 메스를 방문하십니다. 이 방문지는 마지막 날의 여정에 뚜렷한 유럽적 의미를 더합니다. 교황께서는 먼저 종교 간 만남에 참석하신 뒤, “유럽의 뿌리에서, 평화와 일치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모임에 함께하십니다.

메스는 로베르 쉬망이 중등 교육을 마치고 이후 변호사로 활동했던 도시이기도 합니다. 그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프랑스 외무장관을 지냈으며, 유럽 통합의 기틀을 놓은 핵심 인물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 사이의 전쟁과 거듭된 국경 변경을 겪어 온 이 지역에서 평화와 화해, 유럽의 일치를 말하는 일은 각별한 무게를 지닙니다.

이번 방문은 성 스테파노에게 봉헌된 메스 대성당에서 거행되는 미사로 마무리되며, 교황께서는 이후 로마로 돌아가십니다.

7. 나흘 동안 만나는 프랑스의 여러 얼굴

엘리제궁에서 마사비엘 동굴까지, 유네스코 본부에서 스타드 드 프랑스까지,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로베르 쉬망의 도시까지, 레오 14세 교황의 여정은 오늘날 프랑스의 여러 모습을 드러냅니다. 세속화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갈수록 많은 새 신자를 세례대에서 맞아들이는 교회, 신앙과 전통의 전수, 이주, 인간의 취약성을 둘러싼 과제와 씨름하는 사회, 그리고 그 역사가 여전히 유럽의 역사와 깊이 이어져 있는 나라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