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주교의 7월 사목서간

교회에 대한 교리를 다룬 에체바리아 주교님의 사목서간이다.

나의 영적 자녀들이여, 예수님께서 나를 위하여 여러분을 지켜주시기를 빕니다!

이틀 전에 우리는 신앙의 기둥이며 그리스도를 위하여 로마에서 피를 흘리신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을 지냈습니다. 성 베드로가 교황으로서 그의 자리를 정립하고 순교로서 지상의 생을 마감한 곳이 바로 그 도시였습니다. 그리하여 로마 교회는 로마와 세계의 모든 교회들의 어머니이자 머리가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이러한 계획에 감사합시다. 이로써 그리스도인들은 계시된 교리 안에 확고하게 머무를 수 있게 되었고 일치의 가시적 보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날마다 우리 자신을 죽임으로써 우리의 삶을 내어주는 법을 배우도록 합시다.

하느님께서는 전 구원 역사에 걸쳐 교회의 기반을 마련하셨습니다. 처음에는 구약에서 이스라엘을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심으로써, 그러고 나서는 시간이 찼을 때에 당신의 사랑하는 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셨고 기적을 행하셨으며 사도들을 부르시어 그 12명이 구원 사명을 계속 이어 나가도록 파견하셨습니다. “교회는 우리 구원을 위해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심으로써 태어났다. 이 전적인 헌신은 특히 성체성사를 세움에서 예비되고 십자가 위에서 실현되었다.” [1] 그리고 “성부께서 성자께 맡기신 일이 이루어지자(요한 17:4 참조) 성령께서는 오순절 날에 보내지시어 계속적으로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게 되었다.” [2] 우리의 아버지께서 원했던 바와 같이 이 두 신비에 대해 경외심을 갖고 큰 믿음을 가지도록 하늘에 청합시다.

교회는 온전히 육화되신 말씀에 의존합니다. 교회는 시간의 끝까지 세상에서 그 말씀을 현존하게 합니다. 그리고 교회는 성령에 의해 인도됩니다. 성령께서는 당신의 성전으로서 교회의 품 안에 살아계십니다. 교회와 복되신 삼위일체의 이 깊은 유대에 경외심을 가지고 감사합시다. 교회는 그리고 우리는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체이고, 보호자 성령의 거처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신경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에 대한 신앙을 고백한 뒤에 교회의 신비를 선포하는 것은 너무나 논리적입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 교회의 일부가 되고, 교회 안에서 구원의 보편적 성사로서 우리의 성화를 이루게 됩니다.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를 믿나이다.” [3] 이 신앙고백은 교회를 내적으로 정의하는 동시에 그것을 외적으로 표명하는 네 요소를 열거하고 있는데, 이는 가톨릭 교리의 특유한 징표입니다. “이는 교회의 본질적 속성으로 그리스도께서 뜻하신 바, 그 본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본질적이면서도 또한 표시이자 징표로서 교회를 다른 어떤 인간적인 모임과도 구별되게 합니다. 다른 집단에서도 그리스도의 이름이 언명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4]

“교회의 초자연적인 성격에 대한 우리의 신앙을 강화합시다. 필요하다면, 소리 높여 이를 선포합시다. 이 핵심적 진리를 잊어버린 사람들이. . . 많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교회를 본 뜬 무언가를 주장합니다. 허나 그것은 거룩하지도 하나이지도 않습니다. 또한 사도로부터 이어오지도 않습니다. 베드로라는 반석 위에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대체물은 보편적이지도 않습니다. 단지 인간적 변덕에 불과한 확증되지 않은 비규칙성으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5]

언제나 그렇듯이, 성 호세마리아의 이 강하고도 분명한 말씀은 매우 시의적절합니다. 교황 프란치스코께서 최근에 안타까워하신 바와 같이 “오늘날 아직도 몇몇 사람들은 말합니다. ‘예수님은 좋지만, 교회는 아니다.’ ‘하느님은 믿지만 신부들은 안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모셔오고 우리를 하느님께 데려다 주는 것은 바로 교회입니다. 교회는 하느님 자녀들로 이루어진 커다란 가족입니다. 물론 교회는 인간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교회를 이루는 사람들, 목자와 신도들에게는 부족함과 불완전함, 그리고 죄가 있습니다. . . 하지만 아름다운 것은 우리가 죄인임을 깨달을 때 언제나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만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6]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교회를 통하여 당신의 용서를 우리에게 허락하십니다. 교회는 구원의 말씀과 우리를 거룩하게 하는 성사를 보관하고 있는 곳입니다.

“교회 안에서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신앙과 행위규범, 기도, 형제애를 찾습니다. 교회를 통하여 우리는 이미 세상을 떠나 연옥―정화 교회―에 있는 형제들 그리고 삼중으로 거룩하신 하느님을 바라보며 영원한 사랑 안에 있는 복된 형제들―승리 교회―과 모두 일치를 이룰 수 있습니다. 교회는 우리 가운데에 있는 동시에 역사를 초월합니다. 교회는 성모님의 보호 아래 태어났고 땅에서나 하늘에서나 계속해서 성모님을 어머니로서 찬미합니다.” [7]

성 호세마리아는 나날이 교회를 너무나도 사랑한 나머지 우리에게도 똑같이 행동하라고 하였습니다. 오푸스데이를 세우고 나서 그는 분명하게 보았습니다. 하느님께 모든 영광을 드리기 위해, 그리스도를 모든 인간 행위의 정점에 두기 위해, 그 길은 다음과 같은 화살기도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모두 베드로와 함께 예수께로 마리아를 통하여!” 모두 하나되어 우리는 마리아를 통하여 예수님께 가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자인 로마 교황의 지향과 바람에 일치하면서. 『길』에서 성 호세마리아는 모든 가톨릭 신자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합니다. “Et unam, sanctam, catholicam et apostolicam Ecclesiam! 나는 여러분이 잠시 기도문을 외우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 니다.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를 믿나이다...’” [8]

교회는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일치에 의해 일치된 사람들” [9] 이기 때문입니다. 이 일치는 신앙, 경배―특히 성체성사―, 교계적 친교라는 삼중의 끈으로 이루어집니다. 동시에 교회는 보편적이어서 모든 민족, 인종, 문화에 열려 있습니다. 전례, 신학적∙영적 전통, 규율의 풍성한 다양함은 그러한 일치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드러내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교회 조직 밖에도 본질적으로는 교회에 속하는 진리와 성화의 많은 요소들이 존재함을 인정하고(『인류의 빛』, 8항 참조) 그리스도의 제자들의 마음 속에 이러한 일치를 사랑하도록 북돋는 성령의 작용을 믿는” [10] 한편, 우리는 구원이 교회를 통하여 인간에게 전해진다는 것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교회가 구원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구원의 유일한 중보자이며 길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몸인 교회 안에 스스로를 현존케 하시기 때문입니다(『인류의 빛』, 14항 참조). 그러나 하느님의 구원 계획은 모든 사람을 아우릅니다.” [11]

여러분은 가톨릭 신앙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참으로 알고 있습니까? 아버지 성인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 신앙은 인간의 마음이 바라는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줍니다.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원하시는” [12] 하느님의 거룩한 뜻을 우리에게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교회의 신도들은 구원의 수단을 갖게 됩니다. 또한 결과적으로 그리스도와 그분의 사랑을 모든 이에게 전파하고자 하는 사도적 열정은 그리스도인의 소명의 본질적인 부분입니다. 어떤 것도 이 책무로부터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고민해 봐야 합니다. 이것이 나에게 개인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얼마나 간절히 나는 전 인류를 위하여 이를 청하고 있는가?

“자신의 잘못 없이 그리스도의 복음과 그의 교회를 알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참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고 은총에 힘 입어 그들의 양심이 명령하는 바에 따라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려 한 사람들 역시 영원한 구원에 이를 수 있다.” [13] 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복음화를 위해 우리의 협력을 원하십니다. 각자가 처한 환경에서 날마다 이 구원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구원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성 호세마리아가 말했듯이 “양심은 죄로 인해 망가지고 굳어져 하느님의 구원 역사에 저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교리와 신앙의 진리, 그리스도교적 도덕 규범을 전파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는 또한 우리가 성사를 필요로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모든 성사는 은총의 도구적 원천이자 인간의 타락한 본성으로부터 오는 약점들에 대한 치료책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제정된 것입니다.” [14]

“그리하여 교회는 기도하고 또 마찬가지로 노력한다. 하느님의 백성, 주님의 신비체, 성령의 성전 안으로 온 세상의 충만함이 들어갈 수 있도록, 그리고 만물의 머리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명예와 영광이 우주의 아버지이신 창조주께 바쳐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15]

교회를 튼튼히 세울 필요가 시급한 때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기름때처럼 많은 나라들로 펴져나가고 있는 상대주의와 무관심, 심지어 하느님에 대한 거부와 맞닥뜨려서 낙담하거나 비관주의에 빠지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신앙을 중히 여기는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노력을 배가하여 영혼들을 하느님께로, 교회로 인도하여야 합니다. 너무 큰 일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됩니다. 우리의 삶을 온전히 하느님께로 향하도록 하십시오. 성령께서는 항상 마음 속에서 작동하십니다. 각자에게, 아마도 가장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영원과 초자연적 삶에 대한 간절한 목마름을 불러일으키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는, 성령의 움직임에 응답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교회, 즉 하느님의 백성이 된다는 것은 성부의 위대한 사랑의 계획에 따라 이 인류 안에서 하느님의 누룩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너무도 자주 길을 잃고 헤매는 이 세상에 하느님의 구원을 선포하고 가져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새로운 활력과 용기, 희망을 주는 해답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16]

강조합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절대 어떤 낙담도 하지 마십시오. 우리 시대는 선을 배우고 전파할 많은 놀라운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매일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주님에 대해서 말하고 그분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주님에 대한 믿음을 배로 늘립시다. “하느님은 더 강하십니다.” 교황님은 외치셨습니다. “왜 그러신지 아십니까? 왜냐하면 그분은 주님, 유일한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보태서 말하자면, 현실이 때로 어둡고 악으로 점철돼 있더라도 이는 바뀔 수 있습니다. 우리가 먼저 우리의 삶을 통해 복음의 빛을 가져온다면 말입니다. 어두운 밤에. . . 커다란 경기장에서 한 사람이 불을 켜면 희미하게밖에 볼 수 없지만, 다른 7만명의 관중이 각자 불을 켜면 경기장 전체가 환해 집니다. 우리의 삶이 함께 하나의 그리스도의 빛이 되도록 합시다. 함께 우리는 복음의 빛을 이 모든 현실에 가져갈 것입니다.” [17]

교황님의 이 말씀이 메아리 치게 합시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사회생활에서, 체육활동에서―모든 순간에!―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의 빛이 빛나도록 매일 노력합시다. 이를 위한 힘은 기도와 자주 보는 고해성사, 성체성사에서 옵니다.

성 호세마리아 축일에 전 세계에서 많은 기도가, 특히 거룩한 미사 중에, 하늘로 올려졌습니다. 확신하기 바랍니다. 우리 사랑하는 돈 알바로가 말하곤 했듯이, 이 기도들은 “왕복 기도”입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그 기도들을 우리에게 돌려주시어 우리 자신과 친구들 안에서 결실을 맞도록 하십니다.

다가오는 주에 나는 7월말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를 위하여 교황님을 수행하여 브라질로 갑니다. 그 후에, 하느님이 허락하시면, 짧게나마 칠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를 방문해서 나의 자녀들 그리고 성직자치단의 사도직으로부터 혜택을 입은 사람들에게 교회는 우리 모두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교황 프란치스코께서, 전임 교황과 같이,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 말해주고 싶습니다. 교황님께서 6월 10일에 나에게 허락하셨던 개인 알현에서 이를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과 그분의 지향을 위해 계속 기도해 주기 바랍니다.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나는 여러분 모두에게 의지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브라질과 내가 후에 방문할 다른 장소에서 풍성한 영적 열매를 거둘 수 있게 해주시도록 말입니다. 이러한 모든 상황은 베드로의 후계자와 더 가깝게 우리 자신을 일치시키도록 합니다. 우리는 그의 자녀로서 그와 그의 교회와 영혼들을 위한 봉사와 일치하여 그를 따라가야 합니다.

7월 7일은 돈 알바로가 오푸스데이 입회 신청을 했던 기념일입니다. 나는 성소에 대한 우리 모두의 충실함을 그의 전구에 의탁합니다. 며칠 후 16일은 가르멜 산의 성모님 축일입니다. 나는 성모님께 어머니로서의 중보를 통해 우리에게 성화를 위한 열망과 사도적 열정을 채워주시기를 청합니다.

나는 사라고사에서 이 서간에 서명하고 있습니다. 대주교의 초청으로 이 도시의 한 성당에 신자들을 위해서 놓여질 성 호세마리아와 복자 요한 바오로 2세의 상을 축복하기 위해 여기에 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나는 팜플로나로 갈 것입니다. 거기에서 며칠을 보낸 후 남아메리카로 떠날 것입니다. 나의 지향을 위해 계속 기도해 주십시오.

나의 모든 사랑을 담아,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2013년 7월 1일 사라고사에서

여러분의 아버지

+하비에르

[1] 『가톨릭 교회 교리서』, 766항.

[2]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의 헌장 「인류의 빛」, 4항.

[3] 로마 미사경본,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

[4] 성 호세마리아, 강론 「교회를 향한 충실」, 1972. 6. 4.

[5] 성 호세마리아, 강론 「교회의 초자연적 지향」, 1972. 5. 28.

[6] 교황 프란치스코, 일반알현 연설, 2013. 5. 29.

[7] 성 호세마리아, 강론 「교회의 초자연적 지향」, 1972. 5. 28.

[8] 성 호세마리아, 『길』, 517항.

[9] 성 키프리아노, 『주님의 기도』 23 (PL 4, 553)

[10] 바오로 6세, 「하느님 백성의 신조」, 1967. 6. 30., 22항

[11] 위의 글, 23항.

[12] 1티모 2:4.

[13]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의 헌장 「인류의 빛」, 16항.

[14] 성 호세마리아, 강론 「교회의 초자연적 지향」, 1972. 5. 28. 성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대전 q. 62, a. 1 그리고 q. 61, a. 2. 참조.

[15]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의 헌장 「인류의 빛」, 17항.

[16] 교황 프란치스코, 일반알현 연설, 2013. 6. 12.

[17] 위의 글.